
선행 학습 꼭 해야 할까요? 지금 선행 학습을 하고 있나요? 선행 학습을 하지 않으면 남들보다 뒤처진 듯하여 불안한가요? 한 번쯤 고민했던 점일 것입니다. 선행 학습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통해 어떻게 그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학원을 운영하면 늘 대부분의 학생들과 방학이면 선행 학습 수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선행의 필요성,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중학교 2학년부터 진도가 무너지는 아이들을 너무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열심히 달려온 아이가 예비 고1이 되었을 때 겨우 한 학기 선행만 남아있는 현실입니다. 모두가 그럴까요?
중2부터 진도가 무너지는 이유
초등 5학년부터 중1까지 3년 동안 열심히 쌓아 올린 진도 블록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선행과 심화를 2대 1 비율로 나가면서 고등 과정을 위한 기초를 다지죠. 대부분의 아이들이 중1 겨울방학쯤 중등 과정을 끝내고 고등 과정에 진입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중2가 되면 내신이 시작됩니다. 중간고사 한 달, 기말고사 한 달, 그 사이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선행 진도는 반토막이 납니다. 제가 상담했던 학부모님들도 이 시기를 가장 혼란스러워하셨습니다. 더 큰 복병은 사춘기입니다. 아이가 방황하기 시작하면 남아있던 진도 블록마저 흔들립니다. 학습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 자체가 줄어들어 버리는 거죠. 이건 학원 탓도, 아이 탓도 아닙니다. 그냥 이 시기 아이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결국 1.5년 선행을 기대했던 아이가 예비 고1 시점에 0.5년 선행만 들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실제 고등학교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45점 정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방과 후 놀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과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제가 만난 학부모님 중에는 아이와의 갈등이 심해져서 고 1에서 자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검정고시를 준비해서 원하는 대학은 아니었지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있습니다.
선행의 진짜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보기
저는 학부모 상담 때마다 반드시 물어봅니다. 선행 학습과 심화 학습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말입니다. 왜냐하면 학생과 부모님, 선생님이 정삼각형처럼 균형을 이룰 때 가장 안정적인 학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너무 많은 입시를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부터 요구합니다. 사고력 테스트부터 시작해서 특목고 입학, 성대경시, 영재고 대비까지. 마치 이 모든 걸 거쳐야만 일반고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있습니다.
실제로는 전부 다른 입시인데 말이죠. 카이스트를 목표로 했던 한 학생이 기억납니다. 주말이면 영어 수업을 받으러 중계동까지 나가는 정말 바쁜 생활이었죠.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카이스트에 가고 싶기 때문이라고요. 그 학생은 결국 올림피아드까지 출전하고 목표했던 특목고에 입학하였고 꿈에 한발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 학생의 경우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선행 학습에서 중요한 것이 목표라는 것입니다. 우리 중 아무도 목적지가 없는 버스를 타고 가지는 않습니다. 이동 수단을 이용할 때도 목적지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면 교육에서는 더욱더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모든 아이가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선행학습의 본래 목적은 명확합니다. 다음 과정을 배우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념을 쌓는 것, 그것도 교과서 수준만 확실히 체득하면 충분합니다.
변별이 아니라 이수가 목적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점을 이해해야 선행 학습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행 학습에서는 난이도를 많이 올릴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를 먼저 접하다 보니 본 학년이 되었을 때 수준 높은 문제를 만나면 풀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죠. 이건 대치동이 아닌 일반 학원의 현실입니다. 결국 고등학교 내신에서도 상위권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필요 없는 선행 학습은 없습니다. 또한 반드시 해야 하는 선행 학습도 없습니다. 학습의 주체인 학생의 역량에 따라 선택되었을 때 성행 학습을 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좋은 결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예습의 개념의 선행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중2부터 내신과 사춘기라는 두 가지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미리 알고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없습니다. 또한, 목적 없는 선행, 줄 세우기를 위한 심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합니다. 저는 선행학습의 딜레마가 수능이라는 시험이 있는 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에게 맞는 명확한 목적과 기준을 세워주는 건 지금 당장 가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