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대의 입시에서 가장 큰 특징은 일반 4년제 대학과 달리 지원 횟수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4년의 수시의 경우 단 6장만 쓸 수 있기 때문에 입시 컨설팅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대의 경우는 원하다면 전국의 모든 전문대에 원서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추가 합격자 번호가 100번째 까지도 합격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 점을 들으면 "그럼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건가?" 하고 놀라는 기억이 납니다. 제 학생 중에는 없었지만 승무원은 꿈꾸던 여학생은 정말 지방에 있는 대학까지 원서를 모두 넣었고 면접을 기차를 타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 것 같니다. 제가 가르친 학생 중에는 실제로 간호학과를 목표였지만 4년제는 성적이 안 돼서 전문대를 여러 곳 지원했고 지방까지 원서를 넣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수시에서 합격하면 수능 성적이 아무리 잘 나와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전문대에 지원해서 합격을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능을 보니 예상 밖으로 성적이 잘 나와서 한동안 아쉬움이 남은 기억이 있습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대 수시는 1차와 2차로 나뉩니다
일반 4년제 대학은 9월 중순에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나지만, 전문대는 10월 초까지 수시 1차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수능 시험 다음 주인 11월 22일까지 수시 2차 접수를 받습니다. 전국 모든 전문대의 전형 일정이 동일하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4년제는 대학마다 원서 접수 기간이 다르지만, 전문대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마감 시간은 대학마다 차이가 있어서 어떤 곳은 오후 8시, 어떤 곳은 자정까지 접수를 받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수시 1차에서 불합격하더라도 수능 이후 2차에서 재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 친구들이 수시 2차를 활용해 원하는 전문대에 진학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수시 2차는 전문대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4년제는 1차에서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전문대 지원 횟수 제한이 없다는 건 정말입니다
4년제 대학은 수시 6회, 정시 3회 제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대는 수시든 정시든 무제한입니다. 제가 알던 학생 중에는 20장 넘게 원서를 쓴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수시 1차에 합격하고도 마음에 안 들면 2차에 다시 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꽤 있습니다. 같은 수시 전형 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모든 대학이 그런 건 아니니 각 대학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합니다. 정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시에 합격한 뒤에도 2월에 진행되는 추가 모집(자율 모집)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4년제는 정시 합격 후 추가 모집 지원이 불가능한데, 전문대는 그런 제약이 없습니다.
한 대학 내에서 여러 학과를 동시에 쓸 수 있습니다
복수 지원은 대학별로 규정이 다릅니다. 동서대는 전형별로 2개 학과까지, 경인여대는 수시 1차와 2차에 각각 2개 학과까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명지전문대, 부천대, 유한대, 인하공업전문대 같은 일부 대학은 한 번에 한 학과만 지원 가능하지만, 수도권 대부분의 전문대는 복수 지원을 허용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을 원서 쓸 때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번거롭더라도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문대를 4년 제보다 낮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목적 없이 4년제에 가는 것보다는 전공을 확실히 정하고 전문대에 진학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교양 과목은 덜 배우지만 전공 관련 내용은 충분히 배우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은 인서울 전문대가 9개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 대학은 지방 4년 제보다 높은 경쟁률과 성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전문학사 과정을 마친 후 1년을 더 다녀 학사 학위를 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 학과도 많이 있습니다. 이점은 학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문대 입시의 핵심은 결국 타이밍입니다. 수시 1차에서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므로, 정시까지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수시에서 신중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반대로 수시에서 확실히 합격하고 싶다면 지원 횟수 제한이 없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